◈ 종탑이 보이는 집/▩...성모님의노래

마니피갓

Yoon joannes 2011. 7. 9. 23:57

 

마니피갓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아들이어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고

뒷걸음질치는 아들에게

온전한 믿음이 되어 주며

모든 일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로

아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반대자들의 표적이 되어 버린 아들이

사형 선고를 받고

외롭고 힘들게 걸어가야 했던

십자가의 길, 거룩한 길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흘린 피와 눈물은

골고타의 강을 이루고

 

심장이 찢기고 뭉개진 그의 어머니는

십자가를 진 아들보다 더 많은 피를 흘리며

아들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갔습니다.

 

아들은 마침내

그의 어머니를세상의 품에 안겨 주고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리하여

붉은 장미꽃들이 성혈처럼 방울방울 피어나는

석양 속에서 그의 어머니는

세상 모든 이들의 다정한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글 : 묵상 시집  "종탑이 보이는 집" (김혜선 지음)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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